밀식당에 차려졌던 음식을 소개합니다. 안부 ;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에 대한 소식. 또는 인사로 그것을 전하거나 묻는 일.
안녕하세요, $%name%$회원님, 지난 10월, 9명의 조리사와 연구가들과 함께 열 한번의 밀식당을 차렸습니다. 밀식당은 곡물집과 내일의식탁이 국산 밀 소비가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금강밀, 백강밀, 고소밀, 앉은키밀 등 국산 밀의 다양한 품종을 알아보고, 국산 밀로 빵, 국수, 수제비, 만두, 막걸리, 팬케이크, 약과, 파스타를 만들고 맛보았습니다.
과거에는 귀해서 진가루라고 불렸던 밀가루가 지금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국산 밀의 자급률이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1%에도 못 미치는 0.8%입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대부분의 밀가루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이번 안부편지에서는 소중한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국산 밀 이야기와 음식법을 소개합니다. 이 편지로 사랑스럽고 다채로운 국산 밀을 알리고, 회원분들의 식탁 위 안녕을 기원합니다. |
김민주 조리사는 궁중음식연구원을 수료한 미쉐린 그린 스타, 빕그루망 출신 조리사입니다. 이번 밀식당에서 '국수'를 주제로 참여했는데요, 규합총서, 음식디미방, 임원경제지 등 고조리서에 기록된 비빔국수를 소개했습니다. 어떤 취지로 밀식당에 참여하게 되었고, 국산 밀 소비 촉진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김민주 조리사의 인터뷰로 전해드려요. |
Q. 평소에 국산 밀과 관련된 일이나 생활을 하시나요?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로서 밀가루와 꽤 밀접한 관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산 밀과는 서먹한 사이라 볼 수 있죠. 보통 한식집에서 전을 부치기 위해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싼 수입 밀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Q. 밀식당 메뉴를 준비하면서 경험한 4종의 국산 밀 중 인상 깊은 밀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백강밀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금강밀과 스펠트밀로 난면을 제조하였는데 제가 생각한 식감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뚝뚝 끊기고 쫄깃함이 부족해 걱정했는데 백강밀을 섞어 배합하니 파스타와 비슷한 식감을 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밀식당 고객은 어떤 분이었나요? 모든 분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 젊은 남성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후변화가 대두되는 현 상황에서 미래에 밀이 사라졌을 때 대안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뉴스에서 요즘 밀가루 대체재로 ‘분질미 활성화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밀이 사라졌을 때 상황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질문을 통해 우리나라 농업 분야에 대해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지속가능한 국산 밀을 생산하고 소비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국산 밀을 활용하는 음식점들이 생기는 게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음식점에서 활용하려 해도 젊은 사람들은 수입 밀의 맛이나 식감에 익숙하고, 수입 밀에 적합한 음식을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많은 조리사가 국산 밀로 우리나라 음식을 다채롭게 만들어야 하고, 농업 측면에서는 더 질 좋은 국산 밀이 생산되어 서로 시너지가 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ㅡ 국산 밀,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ㅡ 평소 밀로 만든 빵이나 국수, 만두, 파스타는 즐겨 먹지만 그 재료가 되는 밀을 제대로 보는 경험은 많지 않을거에요. 밀식당에서는 밀을 더 감각적으로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산 밀 경험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육종밀인 금강밀과 고소밀, 토종밀인 앉은키밀 3종류의 밀알과 밀가루를 차분히 들여다봅니다. 색상 · 경도 · 수분감을 관찰하며 느껴보고, 직접 반죽하여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봅니다. 국산 밀 경험 워크숍이 밀에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1️⃣ 밀 관찰하기 - 밀알과 밀가루를 색상별로 분류 - 밀알을 깨물었을 때 경도 파악 - 손으로 만졌을 때 밀가루의 수분감 관찰
2️⃣ 밀가루 반죽하기 - 반죽하며 밀가루의 향, 색상별 차이, 끈기 관찰 |
ㅡ 밀식당에서 사용한 다섯 가지 국산 밀 품종 ㅡ |
금강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밀의 80% 정도가 금강밀로 추정된다. 국수, 특히 건면 특성이 우수하고, 제빵에도 적합하다. |
앉은키밀 남해안 지역에서 이어오는 토종밀의 한 종류. 붉은색을 띠는 낟알은 크기가 작고, 찰기가 있다. 2013년 국제슬로푸드협회의 맛의 방주에 등재됐다. |
고소밀 1998년 작물과학원에서 고분밀과 올밀을 인공 교배하여 육성된 품종이다. 단백질 함량이 낮아 과자용으로 적합하다. |
아리흑밀 국내 최초 유색밀로 종자가 흑색이다. 식량과학원과 협약을 맺은 제품 생산자와 계약한 농가만 재배 가능하다. 피자도우, 제빵, 국수 등으로 제품화가 시도되고 있다. |
백강밀 2005년 탑동밀과 클래식(Klasic) 품종을 교배하여 만든 품종이다. 단백질과 글루텐 함량이 높아 빵 가공 적성이 우수하다. 금강밀과 조경밀을 대체하는 밀로 보급되고 있다. 출처 / 농부시장 마르쉐@ 햇밀장 |
열 한번의 밀식당에서 소개된 여러 음식법 중 가정에서 따라하기 좋을만한 음식 네 가지를 소개드립니다. 전체 밀식당의 밀 음식 이야기와 조리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이벤트에 참여해보세요 :-) |
크레이프(crêpe):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 유래된 프랑스식 팬케이크. 곡물가루에 달걀, 우유, 버터, 소금 등을 넣어 만드는 요리. |
사용된 국산 밀 / 앉은키밀 (앉은키밀은 고소하고 단맛이 좋아 생크림, 잼, 과일과 함께 디저트로 사용) |
<반죽> 재료 : 앉은키밀 60g, 달걀 1개, 우유(또는 두유) 160g, 소금 약간, 식용유 1/2큰술 - 볼에 식용유를 제외한 재료를 넣고 뭉친 가루가 없도록 잘 섞는다.
-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른후 약한 불에서 반죽한 국자 떠서 얇게 편다.
- 앞뒤로 1~2분씩 노릇하게 굽는다.
<토핑> 재료 : 생크림 1컵(200ml), 설탕 3큰술(20g), 파프리카잼, 허브 - 생크림, 설탕을 넣고 단단한 크림이 될 때까지 젓는다.
- 구운 크레이프에 생크림, 파프리카잼을 적당히 펴 바른 뒤 원하는 모양대로 돌돌 말거나 접어서 먹는다. (집에 있는 잼을 파프리카잼 대신 사용해도 좋아요 !)
* 파프리카잼 : 파프리카 200g, 물 1⁄2 컵, 설탕 50g, 올리고당 50g, 레몬즙 1큰술 (모든 재료를 넣고 곱게 간 후 중간 불에서 15분간 졸인다.) |
* 갈레트(Galette): 메밀로 만들어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의 크레이프에 짭조름한 재료를 넣어 식사용으로 먹는 요리. |
사용된 국산 밀 / 아리흑밀 (메밀과 유사한 짙은 색상, 쌉싸래한 향, 묵직한 고소한 향이 갈레트와 잘 어울려 아리흑밀을 사용) |
재료 <반죽> 아리흑밀 60g, 달걀 1개, 우유(또는 두유) 160g, 소금 약간 <채소 볶음> 채썬 채소 200g (단호박, 고구마, 양파, 당근, 버섯 등) <그 외> 식용유 1큰술, 베이컨 크럼블 5큰술, 피자치즈 60g, 달걀 3~4개, 연근칩 약간, 루꼴라 약간 |
만드는 방법 - 볼에 반죽 재료를 넣고 뭉친 가루가 없도록 잘 섞는다.
- 달군 팬에 식용유 반 큰술을 두른 후 채소 볶음 재료를 넣고 중간불에서 5~6분간 노릇하게 볶는다.
- 달군 팬에 남은 식용유 반 큰술을 두른 후 반죽을 한 국자 떠서 얇게 편다.
- 약한 불에서 반죽이 살짝 익으면 가운데에 달걀 → 피자치즈 → 채소 볶음 → 베이컨 순으로 올린다.
- 반죽을 사방으로 접어 네모 모양으로 만들고 치즈가 녹을 때까지 익힌 후 접시에 담는다. 기호에 따라 연근칩, 루꼴라 등으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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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소개 장연희 조리사는 음식책 전문 출판사, 푸드테크 기업, 식품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 푸드 콘텐츠를 기획하고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 농작물의 가치에 대해 많은 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
권태옥 농부가 직접 재배한 토종 앉은키밀로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준 방법인 주걱에서 뚝뚝 떼어 만든 수제비입니다. |
사용된 국산 밀 / 앉은키밀 (앉은키밀은 수제비로 만들었을 때 식감이 쫄깃하고, 향이 구수함) |
재료(2인분 기준) 앉은키 밀가루 250g, 물 100g, 멸치육수 600g, 간장 1T
- 밀가루에 물을 붓고 너무 되지만 않게 반죽 한다. 취향에 맞게 즉석에서 반죽한다.
- 멸치육수에 큰 주걱으로 반죽한 밀가루를 젓가락으로 뚝뚝 집어넣는다.
- 한소끔 끓인 후 수제비가 익어서 동동 떠오르면 마지막으로 1분 정도 뜸을 들인다.
- 국간장으로 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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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소개 권태옥 농부는 농사를 지은 지 30년이 넘은 베테랑 농부입니다. 처음부터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다품종 생산을 고집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남들이 ‘안된다’했던 시절부터 유기농을 시작했습니다. 권태옥 농부는 똑같은 농사가 아닌 다양한 방식의 농사가, 다양한 종자가 어우러져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
해초부븸국슈는 백강밀과 금강밀을 활용해 고조리서(규합총서, 정조지, 음식디미방 등)에 기록된 ‘난면법'으로 만든 국수입니다. 파스타면과 같은 면 반죽법이 조선시대에도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 메뉴입니다. |
사용된 국산 밀 / 백강밀, 금강밀 (두가지 밀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사용하였을 때 반죽이 끊기지 않고 쫄깃하여 '난면법'에 적합함) |
재료 (난면) 금강밀 175g, 백강밀 25g, 계란 100g, 볶은 천일염 1t, 현미유 1T
(비빔양념장) 된장 2T, 다시마물 1/3C, 설탕 2T, 청주 1T, 매실효소 1T, 조청 2T, 볶은 천일염 2t, 들기름 2.5T
(고명) 김가루, 톳, 꼬시래기, 깨소금, 쪽파
TIP. 다시마 : 물 = 1: 20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두었다가 사용한다.) |
만드는 방법 - 두 가지 밀가루를 고루 섞어 체 쳐서 준비한다.
- 계란에 소금과 현미유를 넣고 잘 풀어준다.
- 밀가루에 계란 물을 넣고 잘 반죽한 뒤 봉지에 넣고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한다.
- 숙성된 반죽을 얇게 밀고, 채 썰어 3분간 삶아 준 뒤 찬물에 헹궈 준비한다.
- 톳, 꼬시래기는 데쳐 들기름과 소금으로 밑간해둔다.
- 그릇에 삶아 준비한 면을 담고, 고명을 얹은 후 양념을 기호에 맞게 끼얹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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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소개 김민주 조리사는 내일의식탁 회원이자 궁중음식연구원 교육을 수료한 조리사입니다. 이번 밀식당을 통해 국산 밀 종류별 맛 성질을 알게 되었고, 여러 시도 끝에 맛있는 식감의 난면을 재현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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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g, 볶은 천일염 1t, 현미유 1T
볶은 천일염 2t, 들기름 2.5T
slowfoodcenter@gmail.com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22-31 3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