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내일의식탁 안부편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는 바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요. 지난 5월 내일의식탁 잇데이에 '조명치' 전시에 다녀와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예로부터 너무 흔해서 즐겨 먹었던 명태는 이제 근해에서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고, 명태뿐 아니라 많은 어종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요. 어획 시기, 어획 장소, 어획 방법, 명태 크기, 덕장 건조 방식, 명태 가공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명태의 수많은 이름을 듣고 놀랐어요. 우리는 명태가 흔하다는 이유로 다 자라지 않은 치어까지 남획하며 소비해 왔더군요. 몇 년 전, 넷플릭스에서 '시스피라시'를 보고 즐겨 구매하던 해산물 온라인 스토어에 더 이상 방문하지 않게 되었어요. 자주 소식을 들으면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유행이나 입소문에 휩쓸려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육류나 해산물은 필요할 때 찾아서 구입하는 편이에요. 동물복지를 확인하며 육류를 구입하듯, 해산물도 저인망 어업처럼 해양생태계를 훼손시키는 조업방식으로 시장에 나오는 것은 가급적 구입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최근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고 있어요. 기후위기,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은 물론,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어민들, 그리고 소비자의 노력도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바다를 둘러싼 모든 생명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 저인망(底引網 )어업 : 그물의 아랫깃이 해저에 닿도록 한 후 수평 방향으로 끌어 어족을 잡는 어법 -빛나(김빛나)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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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식탁 회원, 구독자 분들 모두가 내일의식탁을 가꿔나가는 '가꿈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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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인터뷰는 바다로 간 농부 내일의식탁 회원 김은규 님입니다. 김은규 님은 모두가 잘 먹는 세상을 꿈꾸며 어려운 사람에게 농사지은 쌀과 김치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칭 게으른 농부입니다. 돌연 농부가 바다로 가겠다며 양평 두물뭍 농부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데, 그 이유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생선에 담긴 김은규 농부님의 원대한 꿈이 무엇인지 여쭤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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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일의식탁 가꿈이 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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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배고픈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김치와 쌀을 외상으로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농장은 ‘김치에 밥 먹자’입니다. 농사지어 번 돈은 대부분 김치와 쌀을 나눔하는 일에 쓰입니다. 그래서 장사합니다. 장사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수수료가 없는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싶은 꿈 때문이기도 합니다. 농업이 대기업 유통에 종속되면 그 미래는 암울한 거죠. 하지만 대부분 그것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없는 듯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경우니깐요. 그래서 돈키호테라는 별명이 있어요. 내일의식탁 대표인 김원일 대표가 저를 부르는 별명은 '또야'에요. 새로운 일을 끊임없이 시작한다는 의미죠. '형 그만 좀 해, 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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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농부'라는 이름으로 양평 두물뭍 농부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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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뭍 농부시장은 첫사랑 같은 곳입니다. 저와 닮은 꿈을 꾼 시장이기 때문이에요. 시장이 잘되지 않는 것이 내 탓 같기도 합니다.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먼저 앞섭니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이 함께했던 곳이에요. 그들에게 다시 용기를 주고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이란 개념보다 잔치가 열리는 곳, 참여자나 판매자가 공동생산자의 개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형 또야 또야 그만해' 이렇게 말만 안 한다면 가능할 텐데요.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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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먹기에 딱 좋은 제철 생선이 있을까요? 맛있게 먹는 방법과, 생선 손질과 보관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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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바다를 보호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금어기에 들어가는 생선들이 많아요. 아! 금어기에 해제된 국민 생선 고등어가 있네요. 대부분 원양어선 냉동 생선이 우리 식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물 고등어는 참 접하기도 힘듭니다. 농부가 바다로 갔기 때문에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아요. 이제 2년 차 생선 장수라 실수투성이지만 그래도 많이 배웠어요. 생물 고등어는 추어탕처럼 끓이면 진짜 맛있어요. 추어탕은 울고 갈 듯. 참치, 부시리도 제철 생선입니다. 부시리는 어시장에서 대부분 제가 구매해 생선가스로 만듭니다. 선어로 만드는 생선가스를 드셔보셨는지요? 생선은 바다를 닮았습니다. 인간도 바다를 닮았어요. 천연미네랄을 흡수하기 위해 생선을 먹어줘야 합니다.굽거나 찌거나 튀기거나 끓이는 일은 힘든 작업입니다. 손질과 보관은 저희가 할 테니 소비를 많이 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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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다 오염을 걱정하는 일이 늘어난 것 같아요.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해양온난화, 섬처럼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등..특히나 소금 대란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생선을 파는 농부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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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후쿠시마 오염물도 큰 문제이지만, 바다에 위해를 가하는 생활하수도 걱정입니다. 우리 집만, 우리 몸만 깨끗하면 다일까요? 맨손어업 운동을 하면서 이 섬 저 섬을 많이 다녀 보았습니다. 무인도까지도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사실을 보면 기겁할 거에요. 하지만 내 눈에 안 보이는 지구는 늘 맑고 깨끗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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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어업 인증을 하는 MSC(해양관리협의회), ASC(양식관리협의회) 수산물을 구입하면 도움이 될까요? 이 인증이 어떤 의미가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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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목장 같은 양식업을 인증하는 제도입니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일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바다를 살리는 게 우선이 되려면 무엇보다 맨손어업을 지지해야 합니다. 육지에서는 토종종자 운동을 하죠. 바다의 토종운동이 바로 맨손어업입니다. 토종종자 김은 손톱만 합니다. 하지만 양식 김은 다시마만 합니다. ㅎㅎ 토종 김 한 톳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판매되는 금액보다 인건비가 더 많이 들어갑니다.토종은 작지만 맛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지 않는다면 토종 김도 경제적 가치 때문에 사라질 것입니다.
* 맨손어업 : 손으로 낫ㆍ호미ㆍ해조틀이 및 갈고리류 등을 사용하여 수산동식물을 포획ㆍ채취하는 어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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톳, 모자반, 감태 등 해조류가 대량 소멸위기에 처해있다고 해요. 해조류, 해산물 개체 수도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요. 피부로 직접 느끼고 계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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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잘 알고 있죠.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제초제 때문에 다른 해초들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아요. 바다가 황폐해져서 갈수록 바다 멀리 양식장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아주 외딴 섬에 가면 해초들이 조금씩 보이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사라져 버릴 거 같아요.
어족 자원이 갈수록 말라가는 게 안타깝습니다. 해마다 그 감소가 늘어나는 느낌이에요. 작년에는 흔했는데 올해는 거의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바다 수온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거로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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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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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는 소비가 바다의 황폐화를 가속화하고 있어요. 쓰지 말라는 소리는 안 할 테니 좀 줄입시다. 설거지할 때 밀가루로 하거나 쌀뜨물로 합시다.
그리고 맨손어업 구독자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인건비보다 더 돈이 된다면 움직일 텐데, 인건비 이하의 판매가가 무엇보다 큰 걸림돌입니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맨손어업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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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라 부른 식수마저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라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심층수까지 오염 시키는 그 주범들이 바로 우리들인데, 물에 대한 심각성을 더 깨달아 주셨으면 합니다.
바다가 위험해지니 누군가는 민물고기를 먹으면 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민물고기는 잡아먹을 만한 수질을 갖춘 곳이 더 없을 것에요. 인간도 70%가 물 지구도 70%가 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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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좋은 음식을 미식이라고 할까?!> 산과 들, 논과 밭에서 만나는 자연의 다양성, 생명의 경이로움을 삼시세끼 밥상 위에서 만난다고 생각하면 그 밥상은 아름답다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럼에서 나눈 이야기를 들여다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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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식탁 활동가 : 이인옥 부원장> 내일의식탁은 작년부터 미각교육 전문가를 양성하고, 시니어 대상 바른 먹거리 교육을 하고 있답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교육 사업에 든든한 역할을 하는 이인옥 부원장님 덕분이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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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스님과 함께하는 장성향토음식 클래스> 6/4~6일, 2박 3일동안 장성 천진암에서 정관스님과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어요. 레시피가 아닌, 그대로의 식재료를 바라보고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한 시절인연에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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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내일의식탁 잇데이 : 농업 아틀라스 출간 발표회에 다녀왔어요!> 하인리힐 뵐 재단은 세계 녹색당 운동에 함께하는 비영리단체에요. 지난 6월 14일, 작아가 마련한 농업 아틀라스 출간 발표회에서 '농약 아틀라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왔어요.
💬농약을 사용하는 관행농업보다 소비자 인식 개선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반듯하고 깨끗하고 큰 농산물보다 흠 있고 얼룩덜룩하고 작아서 더 자연스러운 농산물을 소비해야 합니다.
🙍♀️인류를 저렴한 비용으로 먹여 살리고, 그 과정에서 기업 이윤을 위해 환경을 어디까지 파괴하는지, 현시점의 농약 사용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농업 정책이 농민에게만 규제가 심해지는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랍니다. 절망으로 낙담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기관과 활동가의 노력에 깊은 감사와 존경심을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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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모든 것을 다 받아서 바다라고 해요. 높은 산에서부터 내려온 물이 땅과 지면을 거쳐 바다로 모이고, 결국 바다는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거죠. 우리는 바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깊고 광활한 바다에서 건져낸 이야기를 담은 책과, 영화,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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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의 맛을 아는/모르는 모든 이에게" 바다에서 건져 올린 먹거리에서는 특유의 향취가 난다. 흔히 비린내라고 부르지만, 정체를 알기는 어렵다. 육지 동물인 인간과 생김새도 생태도 크게 다르기에, 맛은 알아도 유래는 알 수 없는 해산물이 한둘이 아니다. 한국인의 밥상에 흔히 오르는 생선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었는데, 이번에는 넓고 깊은 바다에 한 발 다가가 놀라울 정도로 비릿한 이야기를 길어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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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바란다 : 바다로 남아주길 '수라'는 비단에 수를 놓다는 뜻으로, 전라북도 군사에 있는 갯벌 이름이에요. 새만금간척사업이 시작되고 남은 마지막 습지이기도 합니다. 1991년에 새만금에는 법으로 보호하는 종이 단 2종 밖에 없다는 이유로 공사를 시작했어요. 군산이 새만금의 도시가 되면서 갯벌은 모두 사라지고 생태 기능을 잃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환경운동을 하는 시민모임에서 죽었다던 '수라갯벌'에 멸종위기종이 40종 넘게 살고 있고, 다양한 야생 생물의 터전 역할을 하고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생태계를 잃어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될까요? 작년 6월 군산공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신공항을 건설한다고 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프랑스는 올해 5월 고속철도 2시간 반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도시 간 국내선 단거리 운행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온실가스 때문에 기후변화가 심각한데, 비행기는 단위 거리당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수라갯벌'을 살릴 수 있도록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서명에 동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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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최전선, 제주바다 인터뷰 : 제주 4.3과 감태, 해빈의 생활사 (고광민 서민생활자 연구자) "바다와 땅의 시간은 정반대입니다. 땅의 초목은 봄에 싹이 나 여름에 자라 가을에 열매를 맺고 시들지만, 바다의 초목은 가을에 싹이 나서 겨울에 한참 자라고 봄이 되면 포자를 퍼트리고 삭아버립니다. 땅에 봄이 왔지만, 반대로 바다는 가을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때, 풍성해야 할 바다가 텅 비어있어요. 바다숲이 정말, 싹 사라졌어요.." ....<더보기> |
KBS 붉은 지구 2부 침묵의 바다 : 수온 상승으로 제주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 “마라도 바다가 지금 엉망입니다. 한 5년 전부터 바다가 죽어가고 있어요 미역도 하나 안 나고, 톳도 하나도 안 나고...(생략)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진짜 황폐해졌어요“ 김춘금 / 마라도 해녀 회장 제주 바다가 달라지고 있다. 해녀들은 더 이상 바다가 밭이 아니라며 하소연한다. ....<영상으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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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회원이 되어 주신다면, 사람·지역·자연에 이로운 식문화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먹거리 세상을 바라는 시민과 활동가 여러분의 참여를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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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식탁 신규회원 한영미, 권승희, 이효진, 김현주, 김선화, 이두리, 한해광, 장민희, 황미 내일의식탁 파트너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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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넷플릭스에서 '시스피라시'를 보고 즐겨 구매하던 해산물 온라인 스토어에 더 이상 방문하지 않게 되었어요. 자주 소식을 들으면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유행이나 입소문에 휩쓸려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육류나 해산물은 필요할 때 찾아서 구입하는 편이에요. 동물복지를 확인하며 육류를 구입하듯, 해산물도 저인망 어업처럼 해양생태계를 훼손시키는 조업방식으로 시장에 나오는 것은 가급적 구입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최근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고 있어요. 기후위기,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은 물론,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어민들, 그리고 소비자의 노력도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바다를 둘러싼 모든 생명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이번 달 인터뷰는 바다로 간 농부 내일의식탁 회원 김은규 님입니다.
김은규 님은 모두가 잘 먹는 세상을 꿈꾸며 어려운 사람에게 농사지은 쌀과 김치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칭 게으른 농부입니다. 돌연 농부가 바다로 가겠다며 양평 두물뭍 농부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데, 그 이유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생선에 담긴 김은규 농부님의 원대한 꿈이 무엇인지 여쭤봤습니다.
세상에 배고픈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김치와 쌀을 외상으로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농장은 ‘김치에 밥 먹자’입니다. 농사지어 번 돈은 대부분 김치와 쌀을 나눔하는 일에 쓰입니다. 그래서 장사합니다. 장사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수수료가 없는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싶은 꿈 때문이기도 합니다. 농업이 대기업 유통에 종속되면 그 미래는 암울한 거죠. 하지만 대부분 그것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없는 듯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경우니깐요. 그래서 돈키호테라는 별명이 있어요. 내일의식탁 대표인 김원일 대표가 저를 부르는 별명은 '또야'에요. 새로운 일을 끊임없이 시작한다는 의미죠. '형 그만 좀 해, 또야?'
두물뭍 농부시장은 첫사랑 같은 곳입니다. 저와 닮은 꿈을 꾼 시장이기 때문이에요. 시장이 잘되지 않는 것이 내 탓 같기도 합니다.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먼저 앞섭니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이 함께했던 곳이에요. 그들에게 다시 용기를 주고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이란 개념보다 잔치가 열리는 곳, 참여자나 판매자가 공동생산자의 개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형 또야 또야 그만해' 이렇게 말만 안 한다면 가능할 텐데요. 하하
지금은 바다를 보호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금어기에 들어가는 생선들이 많아요.
아! 금어기에 해제된 국민 생선 고등어가 있네요. 대부분 원양어선 냉동 생선이 우리 식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물 고등어는 참 접하기도 힘듭니다.
농부가 바다로 갔기 때문에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아요. 이제 2년 차 생선 장수라 실수투성이지만 그래도 많이 배웠어요. 생물 고등어는 추어탕처럼 끓이면 진짜 맛있어요. 추어탕은 울고 갈 듯. 참치, 부시리도 제철 생선입니다. 부시리는 어시장에서 대부분 제가 구매해 생선가스로 만듭니다. 선어로 만드는 생선가스를 드셔보셨는지요?
생선은 바다를 닮았습니다. 인간도 바다를 닮았어요. 천연미네랄을 흡수하기 위해 생선을 먹어줘야 합니다.굽거나 찌거나 튀기거나 끓이는 일은 힘든 작업입니다. 손질과 보관은 저희가 할 테니 소비를 많이 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후쿠시마 오염물도 큰 문제이지만, 바다에 위해를 가하는 생활하수도 걱정입니다. 우리 집만, 우리 몸만 깨끗하면 다일까요?
맨손어업 운동을 하면서 이 섬 저 섬을 많이 다녀 보았습니다. 무인도까지도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사실을 보면 기겁할 거에요. 하지만 내 눈에 안 보이는 지구는 늘 맑고 깨끗해 보입니다.
바다목장 같은 양식업을 인증하는 제도입니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일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바다를 살리는 게 우선이 되려면 무엇보다 맨손어업을 지지해야 합니다. 육지에서는 토종종자 운동을 하죠. 바다의 토종운동이 바로 맨손어업입니다.
토종종자 김은 손톱만 합니다. 하지만 양식 김은 다시마만 합니다. ㅎㅎ 토종 김 한 톳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판매되는 금액보다 인건비가 더 많이 들어갑니다.토종은 작지만 맛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지 않는다면 토종 김도 경제적 가치 때문에 사라질 것입니다.
* 맨손어업 : 손으로 낫ㆍ호미ㆍ해조틀이 및 갈고리류 등을 사용하여 수산동식물을 포획ㆍ채취하는 어업
너무나 잘 알고 있죠.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제초제 때문에 다른 해초들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아요. 바다가 황폐해져서 갈수록 바다 멀리 양식장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아주 외딴 섬에 가면 해초들이 조금씩 보이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사라져 버릴 거 같아요.
어족 자원이 갈수록 말라가는 게 안타깝습니다. 해마다 그 감소가 늘어나는 느낌이에요. 작년에는 흔했는데 올해는 거의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바다 수온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거로 생각합니다.
생각 없는 소비가 바다의 황폐화를 가속화하고 있어요. 쓰지 말라는 소리는 안 할 테니 좀 줄입시다. 설거지할 때 밀가루로 하거나 쌀뜨물로 합시다.
그리고 맨손어업 구독자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인건비보다 더 돈이 된다면 움직일 텐데, 인건비 이하의 판매가가 무엇보다 큰 걸림돌입니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맨손어업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생수라 부른 식수마저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라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심층수까지 오염 시키는 그 주범들이 바로 우리들인데, 물에 대한 심각성을 더 깨달아 주셨으면 합니다.
바다가 위험해지니 누군가는 민물고기를 먹으면 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민물고기는 잡아먹을 만한 수질을 갖춘 곳이 더 없을 것에요. 인간도 70%가 물 지구도 70%가 물입니다.
"해산물의 맛을 아는/모르는 모든 이에게"
바다에서 건져 올린 먹거리에서는 특유의 향취가 난다. 흔히 비린내라고 부르지만, 정체를 알기는 어렵다. 육지 동물인 인간과 생김새도 생태도 크게 다르기에, 맛은 알아도 유래는 알 수 없는 해산물이 한둘이 아니다. 한국인의 밥상에 흔히 오르는 생선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었는데, 이번에는 넓고 깊은 바다에 한 발 다가가 놀라울 정도로 비릿한 이야기를 길어올린다.
"바다와 땅의 시간은 정반대입니다. 땅의 초목은 봄에 싹이 나 여름에 자라 가을에 열매를 맺고 시들지만, 바다의 초목은 가을에 싹이 나서 겨울에 한참 자라고 봄이 되면 포자를 퍼트리고 삭아버립니다. 땅에 봄이 왔지만, 반대로 바다는 가을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때, 풍성해야 할 바다가 텅 비어있어요. 바다숲이 정말, 싹 사라졌어요.." ....<더보기>
“마라도 바다가 지금 엉망입니다. 한 5년 전부터 바다가 죽어가고 있어요 미역도 하나 안 나고, 톳도 하나도 안 나고...(생략)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진짜 황폐해졌어요“ 김춘금 / 마라도 해녀 회장 제주 바다가 달라지고 있다. 해녀들은 더 이상 바다가 밭이 아니라며 하소연한다. ....<영상으로 보기>
[기사] '해저 생태계 초토화' 영국 가리비 어업 판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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