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2023년 8월, 안부편지] 구독자님, 저 보이세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내일의식탁 안부편지

이번 여름 엄청난 호우로 인해, 공주 사무실이 온통 곰팡이로 뒤덮였어요. 벽은 물론 나무로 된 가구, 옷과 이불까지 점령한 형형색색의 곰팡이를 며칠 동안 닦아내며 유명한 곰팡이에 관한 실험이 떠올랐습니다. “예뻐, 고마워, 사랑해.” 말을 해준 쌀밥과, “못난이, 미워, 싫어.”라고 말 한 쌀밥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좋은 말을 들은 쌀밥에서는 하얀 곰팡이가 피어났고, 나쁜 말을 들은 쌀밥에서는 검은 곰팡이가 생긴, 놀라운 실험이었죠. 곰팡이의 색과 모양이 곱고 흉함을 누가 판단할 수 있겠냐만은 평소에 어떤 말을 내뱉는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비가 내리면 물바다, 해가 나면 불바다인 사나운 날씨뿐 아니라 흉흉한 뉴스로 어지러운 세상이에요. 우리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친절한 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오늘 멋있는데?”, “고마워요!” 좋은 말을 전해 보세요. 무엇보다 자신에게도 “오늘도 수고했어. 난 참 대단해!”라고 꼭 말해주세요. 보이지 않은 미생물과 이 안부편지를 읽고 있는 당신, 모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 라라(조서율) 


내일의식탁 회원, 구독자 분들 모두가 내일의식탁을 가꿔나가는 '가꿈이'입니다.
― 8월편, 이기선 님과 서승광 님 (생명농원 서풍골)

이번 달 인터뷰는 내일의식탁 회원인 이기선님과 서승광님 부부입니다. 

작년 논산 연산미각학교 활동을 통해 생명농원 서풍골을 알게 되었는데요, 논산에서 전통장을 만드는 곳입니다. 목회자의 삶을 살다 장을 만들게 된 계기와 좋은 장 맛을 내는 비결, 그리고 한식 장 요리법도 팁으로 알려주셨답니다. 

안녕하세요. 내일의식탁 가꿈이 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20년 전 가족과 함께 고향 논산 가야곡면 서풍골로 귀향해 유기농업과 장 담는 일을 하는 서승광🙍🏻‍♂️입니다. 
생계형으로 주 이틀 약사 일을 하고 있는 이기선🙍🏻‍♀️입니다. 현대의학에서 약은 그야말로 사후약방문일 뿐이라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데 깊이 공감해요. 그래서 외부직업보다는 작은 텃밭 농사와 삼시세끼 밥하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어요. 요즘은 한식장으로 만들기 쉽고 건강하고 단순하게 조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두 분이 따로 내일의식탁 회원이 되셨어요. 부부는 일심동체로 생각했는데 말이죠. ㅎㅎ 
내일의식탁 회원이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논산 연산문화창고에서의 식문화 활동이 인상적이었어요, 농업과 장 담는 일을 하는 생산자 입장에서 생산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밥상생산자(소비자)와의 연대가 중요해요. 내일의식탁에서 이 일을 모색하고 실험하고 좋은 사례를 만들어가는 것에 감명받아서 회원이 되었어요.

🙍🏻‍♀️홍수에 마실 물 한 모금이 귀하듯 먹을 것들은 차고 넘치지만, 살리는 먹거리는 점점 귀해져 가고 있어요. 건강한 삶과 환경을 지키고 관계를 잇는 역할을 내일의식탁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코 쉽지 않고 성과 내기도 힘들 일을 뚝심있게 하는데 한 걸음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서승광 님은 장을 만들기 전에 목회자셨더라구요. 목회자에서 장 생산자라..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목회자가 되었던 것은 아들이 없어 고민하던 아버지께서 아들 하나 주시면 목회자로 바치겠노라는 기도를 하시는 바람에 아버지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서 신학대학에 가게 되었어요. 수업과 만남을 통해 배운 것은 타인의 구원보다는 자신의 구원이 더 근본적인 것이라는 점이었어요. 졸업 후 강원도의 첫 목회지에서 장 담는 것을 얼핏 배우고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도시로 나와 큰 교회 소속 부목사직을 수행하다가 목회자의 삶에 회의를 느껴 부모님 돌아가신 후 비어있었던 논산으로 내려오게 되었어요. 시골에 내려가 업을 삼아 하고 싶었던 장 담는 일과 농업을 계획보다(계획은 한 60대쯤부터?^^) 일찍 30대 중반부터 하게 되었지요.

식품공전을 보면 간장이 한식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혼합간장으로 분류되어 있어요. 간장이 산업화를 거친 흔적이겠죠. 우리는 간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한식간장 시장 점유율이 2%라는 자료를 보고 위기를 느꼈습니다. 식품영양적 가치나 발효의 기능적 가치를 보면 한식 장은 음식을 넘어서 약이자, 우수한 식문화 자산입니다. 가정마다 장을 담는 풍습은 거의 사라졌지만 작은 생산지에서 자연 발효 전통을 잇고 있어 다행이에요. 문제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한식 간장을 쓰던 대부분 레시피가 공장식 간장 사용으로 변하고 그 맛에 길들어 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여러 가지 간장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GMO 콩, 화학처리, 색소방부제 등 첨가물의 문제가 있는 공장식 간장과 한식간장의 차이를 알리고 한식간장을 사용한 레시피를 복원하고 확산해야 해요.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한식 장을 사용할 것인지를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수한 식문화 자산이 있다는게 자랑스러운 반면에 그걸 지키고 복원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서풍골에서 맛있는 장을 만드는 비결 혹은 노하우가 있나요?
🙍🏻‍♂️ 제대로 된 재료와 과정으로 장을 담는다면 좋은 장 나쁜 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천 개의 얼굴을 가진 다른 장이 있다고 생각해요. 장을 담는 과정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콩을 삶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그다음부터는 미생물 집사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지요. 서풍골은 장을 담을 때 발효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콩을 삶을 때 최소로 가공된 무쇠 가마솥에 화석연료가 아닌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요. 순수 황토 발효실에서 유기재배 볏짚을 사용해요. 소금은 맛을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름철에 한 번만 수확하는 신안 옹기 타일 바닥 탈수염을 사용해요. 장을 오랫동안 보관하는 장독대의 위치 또한 좋은 환경에 있어야 해요. 서풍골은 가재와 반딧불이가 사는 1급수 개울이 흐르고 대나무와 소나무 숲이 옆에 있고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머무는 곳에서 자연발효를 해요. 이런 환경이 비결이라면 비결이겠네요.^^

발효는 미생물이 만드는 마술 같아요. 좋은 재료, 좋은 환경, 좋은 생산자의 마음이 모여야 좋은 발효가 일어나니깐요. 장을 활용해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팁이 있나요?

🙍🏻‍♀️ 한식의 거의 모든 요리는 장으로 맛을 낸다고 하지요. 

1. 간장들기름소스 곁들인 채소구이

가지, 버섯, 호박... 어떤 것이든 두툼하게 썰어 마른 팬에 기름 없이 노릇하게 구워요. 구운채소에 간장:들기름 1:1 섞은 소스를 뿌리고 후추 톡톡. 허브 가루도 뿌리면 좋아요. 

✅소금만 뿌려도 맛있지만 간장은 또 다른 감칠맛과 풍미를 주지요. ✅가지, 호박을 나물로는 잘 안먹던 분들도 “이게 왜 맛있지?” 하며 먹더라고요. ✅반찬이 아닌 한 끼 요리로도 가능해요. ✅1인 가구 채소 결핍 방지 요리 강추!!

2. 된장 발사믹 드레싱

한식 장이 양식에도 잘 어울려요. 올리브유에 발사믹을 더한 지중해식 드레싱에 된장, 마늘을 조금 넣어 보세요. 묵직하고 그윽한 풍미가 음식의 품격을 높여 준답니다. 구운배추, 양배추, 얇은 삼겹살이나 베이컨, 파스타에도 어울리는 소스에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걱정으로 천일염 20kg 200포대 구입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바다 오염의 여파가 생존을 위협해 마음이 무겁네요. 요즘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인가요?

🙍🏻‍♂️ 바다에 녹아 있는 미세플라스틱도 걱정인데 방사능 오염은 이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소극적인 방법이 바다가 오염되기 전에 천일염을 미리 구입하는 것이었어요. 지금이라도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가 중단되었으면 좋겠어요.

음식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입맛도 서구화 되면서 전통장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요. 전통장이 사라지지 않도록 내일의식탁 회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 올바른 이름을 불러 주세요! 국간장, 집간장이 아닌 한식간장으로 불러주세요. 먹어야 지킬 수 있어요!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을 사라지게 하면 안되니까요. 먹지 않으면 사라져요. ‘맛’은 박물관에도 보관할 수 없습니다. 전통장은 지켜야 할 국가적 자산임에도 정책적 지원, 다양한 종류와 쓰임새 복원, 표시제 개선 등 과제가 많이 있습니다. 전통장을 깊이 들여다보고 관심과 애정 이어가 주십시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해 함께하는 여러분이 계셔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참발효학교 : 귀농귀촌발효기초과정>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귀농귀촌 발효기초과정 8기, 9기, 10기 운영을 마쳤습니다. 15명의 강사단과 더불어 참발효어워즈 수상 업체인 구본일발효(장), 양주골이가전통주(술), 하네뜨(치즈)를 방문했어요. 귀농귀촌을 꿈꾸는 분들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참발효미식여행2탄 : 경북울진(방주명가) 1박 2일>
먹고🍴, 여행하며🎒, 배우는📖 
참발효를 찾아 떠나는 #참발효미식여행
  • 기간 : 9/2(토)~3(일)
  • 비용 : 29만원 *회원 10% 할인
  • 인원 : 13명(입금 선착순)
  • 문의 : 카카오톡 채널 @내일의식탁 

<내일의식탁 활동가 : 김빛나님🌟>
먹는 거에 꽤나 진심인 빛나님을 소개합니다! 내일의식탁 오랜 팬이었다가 지난 4월부터 합류하여 함께 일하고 있어요. 덕분에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답니다. 왜일까요? 궁금하면 인터뷰 보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인간은 물론 생태계의 건강은 지구에서 가장 작은 생물인 미생물에게 달려있다고 해요. 발밑에 있는 흙에서부터 식탁까지 미생물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미생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는 책과 영상, 기사를 소개합니다.

발밑의 미생물 몸속의 미생물 : 조용하고 강력한 삶의 동반자

미생물은 흙 생태계를 바꾸고 식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일부터 인간을 병원체로부터 보호하고 중요한 대사산물을 전달하는 일까지! 생태계 전체의 건강을 돌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오랜 친구인 미생물과 관계를 회복해야 땅의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어요.  

식탁 위의 미생물 : 우리 몸을 살리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발효의 비밀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몸 안의 미생물 생태계를 말해요. 건강한 미생물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비만, 자폐, 알레르기, 우울증까지 치료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를 살리고 죽이는, 공생관계를 밝히는, 맛있는 건강 이야기입니다.
럿거스대학교 미생물학과 마리아 도밍게스 벨로 교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영양학적인 측면을 연구하면서 유익균이 발견되는지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도시화된 곳에 사는 사람들과 미생물 변화도를 비교해 보았어요. 과연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마존 열대우림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이 매우 높지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세균 다양성이 그들에 비해 40% 정도 낮았다고 합니다.
장내 미생물은 몸 건강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줍니다. 식습관은 장내 세균 다양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해요. 다양한 장내세균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식습관이 필요할까요? 

작심삼일 운동 결심, '장내미생물' 탓?

쳇바퀴에서 자주 달리기를 하는 쥐들의 특징을 분석하여 유전자, 장내미생물 분포, 대사산물 등 운동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유전자가 주요 원인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달리기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장내미생물 분포였다....<더보기>

우울증 원인, 몸에 사는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 불리는 미생물은 고세균, 박테리아, 효모, 곰팡이 등을 포함한다. 과학자들은 이 미생물들이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우울증, 자폐증,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여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들을 내놓고 있다. 어떻게 미생물이 우리 뇌를 바꾸는 걸까?....<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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